프랑스어로 감성을 전하다, 프랑스어 콘텐츠 유튜버 윤명원 동문
INTERVIEW
7603
2019.02.12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68521/artclView.do?layout=unknown

영상 시청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유튜브. 다양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과도하게 자극적인 콘텐츠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동화책을 함께 따라 읽는 콘텐츠로 주목을 받는 유튜버가 특별히 눈에 띈다. 프랑스어로 안녕히 주무세요(Good Night)’라는 뜻인 본뉘(Bonne Nuit)’ 채널을 운영하는 우리대학 윤명원 동문(프랑스언어·문화학과13)이다. 통번역과 유튜브 콘텐츠 제작을 병행하는 윤 동문은 유창한 프랑스어와 영상 편집 실력으로 프랑스 문화와 관련된 흥미로운 콘텐츠들을 업로드하고 있다. 독창적이며 감성적인 영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윤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프랑스언어·문화학과 08학번 윤명원입니다. 현재는 통번역사이면서 유튜버입니다.

 

- 어떤 일을 하시나요?

 

한국외대 통번역 대학원을 다니던 중에 유튜브 영상 작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3년 넘게 활동을 해왔고, 이제는 졸업해서 통번역 일과 병행하고 있습니다. 통번역 일은 외신기사협회에서 하고 있어요. 프랑스 혹은 네덜란드 등 외신 기자들과 함께 영어/프랑스어 통역을 하고, 같이 취재를 나가기도 합니다. 초반에는 유튜브 영상을 여동생이 많이 편집했지만 지금은 영상 편집 70프로 정도는 제가 맡아서 합니다. 음악은 지금도 동생의 도움을 받아요.

 

- '본뉘(Bonne Nuit)'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그 이름은 굿나잇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기에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름을 지을 때 사실 고민이 많았는데, 저는 프랑스어를 전공하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채널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리고 한국인들이 발음하기 쉬운 프랑스 단어를 찾으려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요새 유튜브에는 자극적인 영상들이 많은데 저는 감성 중심의 편안한 영상을 만들고 싶었고, 수면을 취하기 전에 시청하면 좋은 영상을 만들어 보자는 의미에서 굿나잇이라는 의미의 본뉘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대학원을 다닐 때 딱딱한 주제만 공부하는 게 답답했고 쉬는 시간도 거의 없었습니다. 집에서 틈틈이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이 유튜브 영상 작업이었어요. 제가 10살 때까지 미국에서 자랐는데, 어릴 때부터 캠코더 앞에서 말하는 게 정말 즐거웠고, 20대가 지나가기 전에 유튜버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이게 주 업무가 될 줄은 몰랐어요.

 

- 콘텐츠를 기획할 때 어떤 것으로부터 영감을 받으시나요?

 

부모님이 책을 읽어준 경험이나 어렸을 때의 추억에서 영상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아이디어를 구할 때 집에서 잠깐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습니다(웃음). 프랑스어 강의는 처음부터 할 의도는 없었지만,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시작했어요. 프랑스어를 배웠던 시기로부터 기억을 상기해서 했고, 요즘은 교재에 없는 표현들도 정리합니다. 다 마찬가지겠지만 이 콘텐츠는 편집 과정이 오래 걸리는 편이고,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리허설도 합니다.

 


 

- 어학, , 유학생활, 여행, 자작곡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 오셨는데, 이 중에 특히 애정이 가는 콘텐츠 종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한 지 오래됐지만 아무래도 ‘Bedtime Stories’인 것 같아요. 사실 요즘은 많이들 따라하는데, 처음에 아이디어를 낼 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부모님이 어렸을 때 미국에서 살면서 영어 책을 많이 읽어 주셨는데, 동화책을 읽어주는 게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도 유익해서 영상으로 만들었습니다. 동화책을 번역해서 자막 입히는 것은 제가 직접 하고 음악은 동생의 도움을 받아서 협업해요.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지만 그만큼 애정도 많이 가는 콘텐츠입니다.

 

-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영상 만들 때 시간 분배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하다 보니 영상을 찍었을 때의 컨디션도 중요하더라고요. 일주일에 하나씩 영상을 올려야 되는데 몸이 아프거나 기분이 안 좋아도 항상 밝게 있어야 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요즘에는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친구들이 영상을 보기 때문에 프랑스어로만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정확한 표현들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공부하는 시간이 많이 드는데, 더 나은 콘텐츠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 편집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등이 힘이 듭니다.

 

- 학교 다닐 때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학과에서 원어연극을 매년 했어요. 그 중 한 번 <쉘브르 우산>이라는 1950년대 프랑스 뮤지컬 영화를 연극으로 만들었던 적이 있어요. 연습 때문에 자주 모였는데, 대사를 외우면서 언어 실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됐고 실전에서 긴장 푸는데도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또 수업은 문시연 교수님의 기초 프랑스어 수업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고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대학에 와서 프랑스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교수님 덕분에 초기에 발음을 잘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외국어 공부를 하고 있는 학우들이 많이 있는데, 좋은 공부 방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웃음) 외국어 공부는 꾸준히 해야 합니다. 모두가 외국어를 처음 공부할 때는 열정이 넘쳐서 열심히 해요. 저는 그것보다는 하루에 한 시간 넘어가지 않게 오랜 기간 동안 빼먹지 않고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학연수나 통번역대학원 입시를 하면서 실력이 많이 늘었지만, 매일 청취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지금도 하루에 30-40분 정도 원어뉴스를 청취합니다.

 


 

- 현재 구독자가 3만 명이 넘습니다. 이렇게 인기 있는 콘텐츠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우선 꾸준히 구독자가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정말 감사하게 여깁니다. 처음 영상을 만들 때 취지는 "자극적이지 않을 것"이었는데 중간에 지칠 때도 있었고, 방향을 잡을 때도 조금 더 자극적이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던 적이 있어요. 그럼에도 방향을 유지하려 노력해서 사람들이 조금씩 더 많이 봐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영상의 퀄리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대한 퀄리티를 높이면서 원래의 방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합니다.

 

-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요?

 

유튜버로서 10년은 더 활동하고 싶습니다. 41살까지 계속 영상을 찍으면서 통번역 일도 병행하고 싶습니다. 곧 결혼도 하게 되겠죠?(웃음)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놓치지 않고 이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학부 때는 꿈이 많고 목표도 더 많았어요. 지금은 현재 하는 일을 잘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큽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정세린(영어영문학부17), 정지은(중어중문학부17)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