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학과 탐방] 공예과를 찾아가다
INTERVIEW
5474
2018.12.20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67847/artclView.do?layout=unknown

편집자주: 우리대학은 2018년 현재 11개 단과대학 3개 독립학부에 총 51개의 전공을 두고 있다숙명여자전문학교 설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명맥을 잇고 있는 전통의 생활과학대학 등을 비롯해 가장 최근 신설된 공과대학까지 모든 전공들이 고유의 특성과 커리큘럼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숙명통신원은 우리대학 구성원과 예비숙명인들에게 각 학과를 소개하는 특집 기획을 마련했다. 첫 순서는 바로 미술대학 공예과다.

 

우리대학 공예과는 지난 1948년 문학부에 미술학과가 설립되고 1973년 산업미술과와 산업공예과가 신설된 이래, 올해 78회의 졸업작품전을 앞두고 있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과다. 금속, 도자, 목칠, 섬유 등 4개 세부전공을 중심으로 고품격 문화 브랜드를 개발하는 전문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숙명통신원은 릴레이 학과 탐방의 일환으로 공예과 황진경 학과장을 만나 공예과의 특징과 자랑거리에 대해 알아봤다.


[공예과 학과탐방 동영상 '공예는 내숙명' 바로가기]

 


 

- 안녕하세요, 학과장님. 간단한 학과소개 부탁드립니다.

 

공예는 21세기를 이끌어 갈 핵심 문화영역으로 평가받습니다. ()과 예()를 학습하고 이를 전문화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 공예과는 미래의 환경과 정보, 문화예술 창달의 창조적 주역, 나아가 국제적 소양과 지도자적인 인품을 갖춘 전인적 공예가 양성을 목표로 합니다.

 

- 공예과는 어떤 수업을 듣게 되나요? 특별한 커리큘럼이 있다면 함께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공예과는 3학년 수업 가운데 팀프로젝트로 운영되는 2~3개 수업을 제외하고 70% 이상이 실기수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기수업은 대부분 지도교수와 1:1로 진행되죠. 3~4학년 대상으로는 캡스톤디자인 수업 및 현장실습수업을 운영하고 전문 강사를 초빙해 연 30회 이상 세미나와 취업특강도 합니다. 지도교수 인솔 하에 세계로 나가는 글로벌 탐방도 있습니다.

 

공예과 커리큘럼은 세부전공 선택이 매우 자유롭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금속, 도자, 목칠, 섬유 등 4개 세부전공이 있는데 1학년 2학기 말에 2개 세부전공을 선택하게 되며, 2학년부터 좀 더 깊이 있게 재료와 기법을 연구하는 전공과정으로 들어갑니다. 심화전공을 선택해도 다른 세부전공을 모두 수강할 수 있습니다. 4학년이 되면 창의적 발상과 조형성을 바탕으로 11, 졸업작품전을 개최합니다. 세부전공별 수업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공예과를 졸업한 후 학생들이 진로가 대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취업 현황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공예과 졸업 후에는 디자인 관련 직종, 전문직, 미술교육 관련 직종, 문화&예술 관련 직종 등으로 진출할 수 있습니다. 패션, 주얼리, 가구, 리빙, 텍스타일 등 분야도 다양하고 무대미술, 스타일리스트, 코디네이터로도 활동이 가능합니다. 교직이수를 거치면 2(디자인·공예)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때문에 대학 강사, 공예디자인강사, 중등·고교 특활교사로 일하거나 큐레이터, 교육프로그래머 같은 직업도 열려 있습니다. 최근에는 창업을 한 뒤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하는 동문들이 늘어나면서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공예과 창업 성공사례

브랜드명

창업연도

사업분야

대표자

홈페이지

090 Factory

2013

패션주얼리

박지연,

임지수

www.090factory.com

메르뗌

2014

비누, 양초

장보미

www.meltheme.com

Dear Blank

2014

Sugar craft,

Sugar flower

김미희

www.dearblank.co.kr

인온아트센터

2014

문화예술체험

김하나

www.innoart.co.kr

Tomorrow Objects

2015

패션주얼리

류연주

www.tomorrowobject.com

오트오트

2017

옻칠 인테리어소품

김아람,

김나연

www.ottottcraft@gmail.com

Root57

2018

공예디자인

메이커스튜디오

구은경

이혜민

smartstore.naver.com/root57

 

- 우리대학 공예과만의 구체적인 장점 및 타 대학과의 차별성(과내 활동이나 프로그램, 특강 등)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공예과의 가장 큰 장점은 4개의 세부전공이 모두 융복합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자신의 세부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이동할 수 있어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와 교수전문성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습니다.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진행하는 창업 특강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목칠전공의 경우 학사 및 석·박사 과정의 칠예교육을 전문적으로 받을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학과입니다. 사실상 국내에서 목칠공예를 배우려면 숙명여대 공예과에 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지도교수인 김설 교수님은 중국 청화대학 미술학원에서 객좌교수를 역임했으며, 2016년부터는 공예미술계 칠예술 전업교수로서 한·중 문화와 교육의 교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나전칠기로 대표되는 한국의 칠예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유일한 학과라는 점에서 큰 긍지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공예과 김경아 교수님이 이끄시는 숙명아이는 우리대학 1호 학교기업입니다. 지난 2015년 학교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문을 열었는데요, 소비자의 그림을 전문 디자이너가 패턴 및 캐릭터로 다시 디자인해서 가방이나 옷 등을 만듭니다. 세상에 하나 뿐인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제작하는 전문기업으로서, TV드라마 도깨비나 미국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 협찬하기도 했습니다.

 


'숙명아이' 디자인회의

 

- 공예과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생각 등 스테레오 타입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공예과라고 했을 때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생각은 핸드메이드, 아기자기함, 장인, 섬세함 등의 단어가 떠오르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공예라는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 공예과 안에서의 장학금이나 학과 행사, 과와 관련된 독특한 활동이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공예과는 미술대학에서 가장 많은 장학금을 보유하고 있는 학과입니다. 먼저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지급하는 성적우수장학금이 있으며, ‘오천학 교수님 장학금으로 한 학기에 1명씩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각 학년 최상위 성적을 받은 학생에게 1학기 동안 학업장려금을 지원하는 구원장학재단장학금솔트팬장학금’, ‘공모전장학금등을 통해 공예 인재 육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매년 1학기 초 전체 MT를 다녀오며 학기마다 다양한 전시와 비엔날레를 관람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현대 미술과 공예, 그리고 디자인의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일본, 미국, 이탈리아 대학교 및 박물관을 탐방하는 글로벌탐방 프로그램과 교내 상품전, 졸업작품전을 통해 디자인 기획부터 제작 및 디스플레이와 판매까지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더불어 공예과는 지난 3년간 프라임사업에 적극 임하며 산업연계 교육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학생의 학습선택권을 확대해 사회진출 역량을 강화해 왔습니다. 2018 대학특성화사업(교육유형)에 선정된 이후, 교육과정의 혁신적 발전을 위해 취업과 창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예디자인 창업가 전문교육과정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공예과에서 운영하는 활동이나 동아리 등에 대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공예과에는 역사 깊은 동문 동아리와 학생창업동아리가 있습니다. 1977년 창립해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숙명금속공예가회인 SOOM과 역시 올해로 20년째인 숙명칠예가회 옻이 있는데 꾸준히 전시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금속, 도자, 목칠, 섬유 전공 별로도 학생창업동아리가 운영되는데, 서울 핸드메이드페어랑 각종 디자인 및 아트페어 출품을 목표로 활동을 합니다.

 


덕수궁 플리마켓에 참가한 도자 창업동아리

 

- 공예과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요? 어떤 학생들에게 이 학과를 추천하나요?

 

공예과는 미래의 환경과 정보, 문화예술 창달의 창조적 주역, 나아가 글로벌 마인드와 지도자적인 인품을 갖춘 전인적 공예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재료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 예술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학생이라면 공예과의 모든 커리큘럼을 소화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공예는 21세기를 이끌어 갈 핵심 문화영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우리대학 공예과는 금속·도자·목칠·섬유 4개 분야의 공(: 예술적 기술)과 예(: 미적 감각)를 훈련하고 이를 전문화 할 수 있는 융복합학과 입니다. 한국적 미감의 세계적인 공예 예술가, 고품격 문화 브랜드를 개발하는 공예 디자이너, 창조적 역량을 갖춘 생활문화 선도자, 창의적 감각의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숙명여대 공예과를 추천합니다.


*재학생 인터뷰 (오지은 학생회장, 유지원 부학생회장)

 

- 공예과만이 가지고 있는 인상 깊거나 유익한 수업을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오지은(이하 오): 도자 수업은 2학년 때 물레를 다루는 수업이 있어요. 고된 야작(야간작업의 준말, 흔히 미대 전공생들이 밤을 새면서 작품을 제작하는 것을 이르는 말)’의 연속이라 영화 사랑과 영혼에 나오는 로맨틱한 물레장면을 상상한다면 아마 깜짝 놀라실 거에요. 그래도 완성된 작품을 보면 굉장히 뿌듯해요.

금속 수업에는 기초를 배우는 2학년 반지수업이 있어요. 다양한 기법과 재료를 통해 금속 공예의 기초를 익히고 특정 사물이 달린 반지 등 여러 반지를 만드는데, 실제로 끼고 다니기도 합니다.

목칠 수업에서는 실제 상품을 만들어 국내외에 전시하고 판매해요. 판매 일정에 맞춰야 해서 힘들지만, 디자인 기획부터 생산 및 판매까지 전 과정을 배울 수 있어 유익하답니다.

섬유 수업은 3학년 니트 수업을 꼽고 싶어요. 수편기(손뜨개 기계)를 이용해서 니트를 짜는 수업이에요. 꽈배기, 패턴 등의 방법을 익히고 작품까지 만드는 수업이에요. 이 수업들은 결과물을 매 학기말 미술대학에서 최종 작품으로 전시하니 보러 오실 수도 있습니다.

 

유지원(이하 유): 공예과에는 공예과 실기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기계들이 굉장히 많아요. 기자재를 처음 본다면 다루기 어려워 보이고 실제로 위험하지만, 이런 도구를 다루는 수업이야말로 가장 인상적이고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도자 전공을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2학년 과정인 물레 성형수업을 추천했고, 직접 주얼리를 만들고 불을 다루는 금속조형기법수업처럼 대장장이를 체험할 수 있는 수업도 있답니다.

 

섬유과제전

섬유 과제전

 

도자 과제전

도자 과제전

 

- 공예과에 대한 학생들의 이상과 현실은 어떤가요?

 

: 흔히 공예과라고 하면 머릿 속에 떠오른 것을 뚝딱 구현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못할 때가 많죠. 애초에 학교 안에서는 불가능하거나 내가 하지 못하는 기법일 수 있고, 컴퓨터가 아닌 손으로 작업하는 일이 많아서 시간도 굉장히 많이 걸리니까요. 무엇보다 학교 기자재를 쓰면서 과제물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집에 작업실이 있지 않은 이상 자연스럽게 학교에 상주하고 밤을 새죠. 미대생들은 다들 공감할 거에요.(웃음)

 

: 사실 입학하기 전에는 본드로 간단히 붙이는 등 편한 마음으로 배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굉장히 탄탄한 기물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계산해서 만들어야 하는 것들이 많아 계획에 없는 야작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덕분에 예전보다는 작업을 할 때 실패에 너무 아쉬워하지 않는 털털한 자세를 가지게 됐어요.

 

- 전공 교수님들에 대한 학생들의 전반적인 인식은 어떤가요?

 

: 입학 전에는 교수님들이 굉장히 높고 딱딱한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저희 교수님들은 예상과 전혀 다르셨어요. 강의 특성 상 1:1 대화가 주를 이루고, 실제 작업도 교수님 바로 옆에서 하거든요. 또 실기실에는 단상이 없다보니 교수님께서 학생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직접 느낄 수 있어요. 이를 통해 교수님과의 유대감이나 학과에 대한 애착심이 생겼답니다.

예를 들어 금속전공 황진경 교수님은 매 학기 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조언도 많이 해 주시고, 학생들에게 언제나 친근하게 다가가십니다. 섬유전공 김경아 교수님은 숙명아이를 담당하셔서 늘 바쁘시지만 학생들을 위해 항상 노력하세요. 도자전공 최지만 교수님은 학생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시면서 도자 전공생이 아니더라도 먼저 인사를 건네주신답니다. 목칠전공 김설 교수님은 목칠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시는 분이죠.

 

: 저희 전공교수님들은 마치 고등학교 시절의 담임 선생님들처럼 정말 따뜻하시고 카리스마도 있으십니다. 특히 앞서 언급해드린 교수님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서 학생들과 자주 상담을 진행하시면서 개개인에게 알맞은 지도와 비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주세요. 학생들에게도 굉장히 큰 동기부여랍니다.

 

- 복수·부전공을 생각할 때 공예과와 잘 맞을 전공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복수전공이 개개인의 취향과 진로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전공을 추천하기는 어려워요. 다만 공예과는 디자인 계열과 같은 시험을 보고 들어오기 때문에 대부분 시각·영상디자인과, 산업디자인과, 환경디자인과를 복수전공해요. 개인의 성향에 따라 회화과를 선택하기도 하고요. 섬유 전공이 있기 때문에 미대 이외에는 의류학과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해요. 실제로 의류학과에서 섬유 수업을 듣기도 한답니다. 가끔 개인의 적성과 진로에 따라서 홍보광고학과나 미디어학부를 복수전공하기도 해요. 저 역시 그 중 한명이고요.

 

- 끝으로 공예과는 OO이다로 학과 특성을 담은 한마디 부탁드려요.

 

: 공예과는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미대를 준비하는 학생들 중 어떤 작업을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들어오는 학생은 거의 없을 거예요. 더불어 작업의 특성상 학생들은 이 작품이 100% 완벽하게 구현될지, 완성됐다 하더라도 실제 기능성은 미지수인 상태에서 늘 도전해요. 그 도전의 결실을 맺기 위해 학생들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교수님들께 조언을 얻으면서 점점 성장하죠. 혹시나 이번은 불에 녹아버리거나 가마에서 터져 산산조각이 나버려도, 그 다음 도전은 조금 더 완성도가 높아진답니다. ‘모든 도전은 가치를 남긴다라는 말처럼, 도전하기로 마음먹고 노력하면 성공은 보장되지 않아도 가치는 남으니까요.

 

: 공예과는 강철이라고 봐요. 황진경 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 물 안에서 무수히 많은 철사들이 돌아가는 기계에 금속을 넣으면서 금속은 맞을수록 단단해진다. 사방에서 사정없이 때릴수록 강해진다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저는 이걸 듣고 앞으로 험난한 길을 걸으면서 금속처럼 맞아가며 강해지는 삶을 살아야지라고 결심하게 됐고요.


취재: 숙명통신원 16기 박희영(식품영양학과16), 17기 임서연(르꼬르동블루외식경영17)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