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투어와 요리수업을 한번에” 김민선 오미요리연구소장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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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5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29043/artclView.do?layout=unknown

K-pop과 드라마 등에서 시작된 한류열풍으로 인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점차 늘고 있다. 자연스레 한국의 전통과 문화, 그리고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그러나 판에 박힌 관광코스와 감동을 주지 못하는 프로그램의 난립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이른 바 이런 가운데 외국인들이 직접 재래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하고 한상을 차려내는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대학 동문이 있다. 오미요리연구소를 운영하는 김민선 소장이다. 지난달 우리대학 전통식생활문화전공 수업에 특강 연사로도 나선 그를 숙명통신원이 만났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오미요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민선입니다. 오미는 한국의 다섯 가지 맛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다섯 가지 맛과 다섯 가지 재미를 제공하는 회사가 됐으면 하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을 짓게 됐어요.

 


 

- 동국대를 졸업하신 뒤 우리대학에서 전통식생활문화를 공부하셨습니다. 무엇을 배우셨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숙명여대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전통식생활문화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창업과 동시에 대학원 과정에 진학하면서 한국음식의 기초부터 전통주까지 음식에 관련된 거의 모든 것을 배웠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한국전통음식에 대해 영양학적으로도 지식을 쌓을 수 있었어요. 대학 때 배운 전공이 음식과 관련이 없었는데, 이곳에서 덕분에 전문성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전공과 관련된 창업을 하면서 지금까지 배운 것들을 사회에서 많이 활용할 수 있었죠. 교수님들, 동기 분들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 전통시장 투어와 요리 수업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굉장히 독특합니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셨나요?

 

저도 해외여행을 가면 항상 전통시장 투어와 쿠킹클래스를 하는 여행프로그램에 참여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시장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요. 그리고 전통시장 안에서 하는 쿠킹클래스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창조관광벤처공모전에 도전을 했죠. 감사하게도 공모전에 당선되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 대학 전공이 요리와는 관련이 없던데, 요리에 관심을 두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생 때부터 여러 외식업계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학부를 졸업하고 외식업계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요리와 관련된 진로를 걷게 된 것 같습니다.

 

- 요리수업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제기동역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만나서 시장에서 함께 장을 보고, 장을 본 재료를 가지고 요리를 하는 프로그램에요. 대략 3시간정도 소요됩니다. 올해 서울관광스타트업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아서 서울 전통시장 요리여행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 중인데요. 제가 미션처럼 한국어를 가르쳐 드리면, 학생 분들은 배운 한국어를 사용해서 시장에서 직접 장을 봅니다. 그분들은 나중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스스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의사소통방법을 배우게 되는 것이죠.

 

 

- 외국 관광객 분들을 대상으로 요리 교실을 진행할 때 의사소통에 있어서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나요?

 

제가 영어와 중국어를 할 줄 알아서 의사소통에서 큰 문제는 없는 편이에요. 그리고 수업 전에 해당언어가 가능한 분들을 주로 받고 있어요. 그런데 가끔 일본 분들이나 러시아 분들이 언어에도 상관이 없다고 수업을 들으러 오시는 경우가 있어요. 이러한 경우 몸짓이나 통번역 앱을 통해서 이해를 도와드리는 편이에요. 또한 통역사와 함께 오시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습니다.

 

- 요리연구소를 열기 전에 굉장히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되나요?

 

저는 여행, 봉사활동을 자주 다녀왔어요. 봉사활동에서 학생들을 데리고 인솔자 역할로 인도네시아, 중국, 몽골 등을 다녀왔던 적이 있고요. 그렇게 여러 나라를 방문하면서 그 나라의 음식도 먹어보고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해보면서 다양한 외국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내가 외국인이라면 이런 것을 먹어보고 싶다든지, ‘이런 것을 하고 싶다든지 하는 거요. 이러한 경험 덕분에 연구소를 열기 전, 관광객이 한국에 오면 한국이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 고려해보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일을 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실 때가 언제이신지 궁금합니다.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의 경우, 은퇴 후 세계 여행을 다니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쿠킹클래스 체험 이후에 인생에서 좋은 추억이 되었다고 소감을 전해주시거나 편지를 써서 보내주실 때 보람을 느껴요. 미국에 사시는 베트남 분은 미국에서 베트남 쿠킹클래스를 해보고 싶다고 전하기도 하셨고요. 대만 분들의 경우 수업을 5~10번 정도 듣고 직접 한식 레스토랑을 열기도 하셨죠. 한 일본인 할아버지께서는 6개월에 한 번씩 오시는 데, 올 때마다 일주일 수업을 예약하세요. 일주일 수업 모두 똑같은 내용이라서 더 오실 필요가 없다고 하는데 수업이 좋다고 항상 매번 오세요. 미리 와서 커피 한 잔 하시고 그냥 사람들 만나고 요리 하는 게 좋아서 꾸준히 오시죠. 특히 여기 사시는 분들 중에서는 여러 번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 분들이랑 교류할 때 뿌듯하죠.

 


 

- 앞으로의 계획은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었으면 해요. 한국에 오는 여행자들을 만나서 즐거운 기운을 받아갈 수 있는 게 정말 좋거든요. 이렇게 좋은 기운을 받아갈 수 있는 일을 계속 하는 게 제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 마지막으로 창업을 고려하고 있는 숙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도 대학교 4학년 때 공모전에 당선돼서 창업을 한 번 한 적이 있습니다. 준비를 많이 하지 못해서 결국에는 제대로 되지 못했지만 나중에 그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어요. 해봐야 될지 안 될지 모르더라도 시도를 많이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으면 해요. 처음부터 창업을 결정하기보다는 회사생활도 해보면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찾아본 뒤 최종적으로 창업을 결정했으면 합니다. 여러 경험을 해본 뒤,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나만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취재: 숙명통신원 16기 구나연(행정학과16), 17기 남가은(소비자경제학과18), 정지은(중어중문학부17)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