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보드로 즐기는 YOLO 라이프, 이주애 동문을 만나다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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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11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9807/artclView.do?layout=unknown

무더운 여름을 맞아 공원과 한강둔치 등에서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을 많아졌다. 특히 자신의 키와 거의 비슷한 길다란 스케이트보드를 마치 춤을 추는 듯 타는 이들이 눈길을 끈다. 요즘 새로운 레저로 떠오른 롱보드다.

최신 트렌드답게 SNS 상에서는 롱보더들이 촬영한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중 벚꽃길을 가르며 우아하게 롱보드를 타는 영상으로 스타가 된 우리대학 이주애 동문(회화12졸)이 화제다. 속칭 ‘롱보드여신’으로 통하며 의류브랜드 모델과 유명가수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게 된 그를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회화과 07학번, 서양화를 전공한 이주애입니다. 지금은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어요. 현재 주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관련 게시물을 올리고 있고, 앞으로 유튜브로도 활동 범위를 넓히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어떻게 하다가 롱보드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요?

    

원래 미술을 좋아해서 회화과에 입학했고, 집에서 교사가 되는 것을 권유하는데다가 저도 미술 선생님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꿨어요. 그렇게 미술교사를 목표로 미술교육대학원에 진학을 했죠. 그런데 공부를 하던 도중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는 일이 생겼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많았죠. 어느날 우연히 기분전환 차 한강을 찾았는데 롱보드 타시는 분들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어요. 롱보드를 타면 모든 걸 잊고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 동문님의 롱보드를 타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처음엔 어떤 영상을 찍기 위해 롱보드를 탔던 것은 아니고, 다만 내가 연습한 것을 기록으로 남겨보자라는 생각이었어요. 연습영상을 보면 내가 어떤 자세로 타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잖아요.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연습으로 찍은 영상 중 하나가 온라인에 퍼지면서 인기를 끌게 된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영상을 찍을 때마다 퀄리티를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롱보드 자체가 새롭다는 느끼는 분들이 일단 많고요, 특히 여자들이 롱보드를 많이 타는 것도 신기하고 달리는 롱보드 위에서 발을 움직이며 춤을 추는 듯한 동작을 취하는 등 비주얼적으로 신선하잖아요. 그러한 새로운 점 때문에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뿐만 아니라, 운동을 할 때는 운동복이 따로 필요하지만 롱보드는 입고 싶은 옷을 입고 탈 수 있어서 패션적인 부분에서도 인기를 얻는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포츠라기보다 일상 속에서, 여행 속에서 패션과 관련된 영상을 찍을 수 있으니까요. 또, 여행을 가서도 길만 있으면 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아닐까요? 보는 즐거움도 있고요.

    

- 온라인에서 ‘롱보드 여신’이라는 유명세를 탔습니다. 관련해서 여러 활동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사실 여신이라는 단어를 굉장히 싫어해요. 그렇게 생각한 적도 없고 잘 타는 것도 아닌데 그런 수식어가 붙어서 괜히 욕먹기도 하죠. 제가 붙인 것도 아닌데 말이에요. 이 내용은 꼭 기사에 써 주셨으면 합니다.(웃음)

    

물론 유명해지면서 뜻밖에 다양한 활동을 많이 해본 것 같아요. 가수 윤종신 씨의 뮤직비디오에도 참여하고 올해 초에는 코코넛 밀크 CF, 패션 관련 영상도 찍었어요. 인스타그램 속 롱보드 영상으로 팔로워가 늘었기 때문에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상업촬영이나 협업 제의가 오곤 해요. 롱보드를 타지 않았다면 아마 경험할 수 없었겠죠.(웃음)

    



- 동문님만의 보딩 꿀팁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냥 롱보드를 잘 타려고 하기보다는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도 잘 타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근데 누구보다 잘 즐기고 있다고 확신해요. 어려운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롱보드를 탄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고 그렇게 되면 보드가 재미없어질 거에요. 저는 그냥 여가시간에 내 체력이 원하는 만큼 그냥 즐겼어요. 그러다보니 여행을 갈 때도 즐길 수 있게 되고 짧은 영상을 만들 때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실력이 늘어난 거지 이루고자 했던 높은 목표가 있었다면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때의 실망감이 컸을 거에요. 즐기는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합니다.

    

- 롱보드를 타는 게 굉장히 역동적이라서 촬영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촬영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같이 롱보드를 타시는 분이 따라오면서 찍어주세요. 이런저런 촬영을 통해 차, 오토바이, 자전거로도 찍어봤지만 롱보드를 타고 촬영하시는 분께서 가장 잘 찍으시는 것 같아요. 물론 평소에 같이 롱보드를 즐기던 사람이면 호흡도 잘 맞고, 찍어주는 분을 믿고 탈 수 있죠. 상업촬영을 할 때는 제품 촬영이나 클로즈업은 감독님께서 하시고 롱보드 촬영 장면은 롱보드 타시는 분을 섭외해서 함께 영상을 만들어요. 그냥 일반적인 보드 영상은 친구들끼리 찍어주기도 해요.

    

- 얼굴이 알려지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올 봄 4월에 뉴욕으로 촬영을 다녀온 거예요.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인스타그램으로 ‘뉴욕에서 촬영이 있는데 올 수 있냐’, ‘같이 영상을 찍고 싶다’고 하셔서 비행기 값, 호텔비, 모델료 모두 지원 하에 잘 다녀올 수 있었어요. 평소에 뉴욕에는 가고 싶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싸서 쉽게 갈 수 없었는데 롱보드 덕분에 여행 겸 재미난 촬영과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롱보드 이외에도 기타, 프리다이빙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더 있으신가요?

    

기타는 아직 시작한지 얼마 안 됐고, 프리다이빙도 올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을 해서 아직 잘하는 건 아니에요. 롱보드를 즐기면서 타는 것처럼 기타와 프리다이빙도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앞으로 ‘이걸 꼭 해야겠다’거나 ‘이런 취미를 즐겨야지’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그때그때 경험하는 거에 따라 하고 싶은 게 생기잖아요. 그럴 때마다 겁먹지 않고 도전이라도 해보자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롱보드로 실현한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의 삶에 대한 주변인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처음 롱보드를 탈 때는 다들 부정적인 반응이었어요. 가족들은 ‘니 나이에 무슨 보드냐’, ‘직업도 갖고 결혼도 해서 애도 낳고 해야지 무슨 보드냐’라고 하시면서 보드를 버리려고도 했어요. 친구들조차도 나이를 걱정하면서 ‘다치면 어떡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어요.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제가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재미있게 살고 있으니까 지금은 많이 응원해주세요.

    

- 동문님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현재 롱보드 영상 촬영을 기획하고 있는 게 2가지 정도 있어요. 지금까지는 말이 없는 비언어적 콘텐츠를 많이 만들었는데 앞으로는 제 일상을 공유하며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같은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시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비키니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리폼하고 싶어요. 회화과를 다니면서도 공예과 수업을 들을 정도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했어요. 지금도 옷, 가방, 신발을 리폼하는 걸 좋아하고 또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데 이런 것들을 접목한 영상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내가 리폼한 신발을 신고 롱보드를 타는 거요. 그런 식으로 다양하게 일상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무엇보다도 굳이 큰 욕심은 내지 않고 있고,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재미난 것들을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 일상에 지친 숙명인들에게 힘을 주는 말씀 부탁드릴게요.

    

선배로서 ‘무엇이든 열심히 해라’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도 학교 다닐 때 학사경고도 맞아보고 추가학기를 다니기도 했어요. 그래도 정말 열심히 학점관리에 힘써서 올 A+을 받아봤고, 그 때 당시 꿈이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스스로에게 주어진 삶, 학생으로서의 과제를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어요. 이게 나중에 다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요. 그래서 결국엔 대학원에도 진학할 수 있었고 고수익 알바도 해봤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조금 여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롱보드라는 취미도 가질 수 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책임감 있게 하고, 그 와중에 하고 싶은 것들을 짬을 내서 조금씩이라도 시작하고 즐기면 되지 않을까요? 가만히 앉아 있다가 나중을 한탄하기보다 오늘의 삶을 충실하게 살고 있는지 먼저 되돌아보고 최선을 다하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반드시 올겁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5기 신시아(행정학과 16), 16기 임솔(미디어학부16)

정리: 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