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언론인이 되고 싶어요" 채널A 기자 남영주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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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49868/artclView.do?layout=unknown

만약 어느 날 갑자기 뉴스가 사라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한순간에 고립된 기분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뉴스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통로이기 때문이다. 이 통로를 유지하기 위해 기자들은 매일 삶의 현장에 녹아들며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하고 있다. 우리대학 미디어학부를 졸업한 남영주 동문 역시 사회부 기자로서 취재 및 보도를 위해 하루하루 힘쓰고 있다. 한 줄의 보도에도 선한 힘을 보태 세간에 긍정적인 영향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는 남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 보았다.

 


 

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미디어학부 11학번 남영주입니다. 올해 입학하신 신입생 후배님들과는 딱 10학번 차이가 나네요. 저는 현재 채널A 사회부 기자로 일하면서 매일 저녁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어요. 주로 경찰서나 사건·사고 현장에서 시민들의 삶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2. 유튜브 채널 ‘볼우물’을 운영하며 언론사 시험 준비 기간을 영상으로 기록하셨는데 볼우물을 어떠한 계기로 만들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리프레시를 위해서였어요. 저는 언론사 입사 시험을 준비하며 학교 고시반인 ‘명언재’에서 2년간 공부했거든요. 당시 제 일과는 ‘집-도서관-명언재’였는데 매일 같은 일상에서 재미를 찾고 싶었습니다.

영상을 찍기 위해서 따로 시간을 내 뭔가를 한 건 아니어서 딱히 공부에 방해되지는 않았어요. 우리대학의 교육방송국 SBS에서의 경험 덕에 자유롭게 편집 툴을 다룰 수 있어서 유튜브도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에 집중되지 않을 때 영상을 만들고 그 외의 시간에 공부하다 보니 오히려 더 열심히 책상 앞에 앉아있을 수 있었답니다.

 

3. ‘볼우물’의 영상들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큰 의미를 두고 채널을 운영한 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당시에는 소위 '언론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힘든 시험을 오랜 기간 준비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영상 일기’ 정도가 되겠군요. 지금도 일이 힘들거나 나태해질 때면 한 번씩 그때 영상을 보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초심을 잃지 않게 해 줘요.

취업 준비를 앞둔 후배님들을 위해 현실적인 이야기도 보태자면 요즘처럼 TV 방송과 뉴미디어의 경계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지원자라는 걸 보여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플러스 알파’일 뿐이지 기본적으로는 논술과 면접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언론인을 꿈꾸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매일 아침 뉴스를 보면서 온 가족이 하루를 시작했던 터라 자연스럽게 기자의 꿈을 키워왔어요. 내가 기자가 되면 우리 가족이 내 뉴스를 보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꿈꿨어요. 막연히 기자라는 직업에 호기심을 갖던 저는 우리대학의 미디어학부에 진학하면서 언론인이라는 꿈에 더 가까워졌습니다.

 

5. 언론고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극복하게 된 일화도 궁금합니다.

 

“이게 맞는 걸까? 잘하고 있는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게 힘들었어요. 언론인을 준비하는 친구들이라면 다 공감할 텐데 저희끼리는 필기 합격을 '장원 급제'라고 표현했어요. 입사 시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논술, 작문 등의 필기시험이 정량 평가가 아니다 보니 다른 시험처럼 내가 몇 점 맞았는지, 무엇을 틀렸는지 알 수 없거든요.

몇 번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다 보면 '이게 맞는 걸까?'라는 고민이 절로 들었어요. 솔직히 그럴 때마다 술 마시고 욕하면서 풀었습니다만(웃음), 명언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매주 같은 논제로 글을 쓰고 함께 퇴고까지 하다 보면 처음 썼던 글보다 발전되거든요. 또, 필기시험 논제에 대해서 명언재 선생님과 실원들이 함께 얘기하다 보면 내 패착은 뭐였는지, 어떻게 논증하는 것이 좋을지 조언을 얻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원들 덕분에 숱한 슬럼프도 극복할 수 있었어요. (명언재 짱!)

 

6. 숙명에서의 배움이나 활동 중 기자가 되는 데 도움을 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만큼이나 학교 덕을 많이 본 케이스가 있을까요? (웃음) 미디어학부에서 저널리즘의 기초를 쌓았다면, 교육방송국 SBS에서는 실무적인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SBS는 영상 기획, 촬영, 편집은 물론 오디오방송 진행, 내레이션 등 방송의 A부터 Z까지 경험해보는 기회였어요. 재학생 신분으로 수백 명의 관객을 초대해 제가 만든 영상을 상영하고, 유명 가수를 인터뷰하는 경험을 몇이나 해 볼 수 있겠어요. 물론 공강 시간을 반납하고 밤늦게까지 편집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그때의 경험이 지금도 제 자산이랍니다. 방송 기자는 취재 외에도 촬영팀, 편집팀, CG팀과 협업할 일이 많아서 각 분야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거든요.

고시반인 명언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기자가 되기 위한 직접적인 틀을 갈고 닦을 수 있었거든요. 저는 논술 학원이나 외부 스터디를 다니지 않고 오로지 명언재에서만 공부했기 때문에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현직 기자의 논술 강의, 명언재 친구들과의 스터디, 교수님의 모의 면접 등 명언재의 든든한 서포트가 있었습니다. 또,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모여있어 의지도 많이 됐고, 그때는 물론 지금까지도 명언재 동기 및 선후배들과의 사이는 끈끈해요! 현장에서 만날 때는 더 반갑고요.

 

7. 사회부 기자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에피소드라는 가벼운 단어로 말씀드릴 수는 없고, 가장 잊을 수 없는 취재원으로 소개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수습 시절, 살인 사건 피해자의 유가족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아들을 잃은 부모 앞에서 기자라고 입을 떼기도, 질문하는 것도 죄스러웠어요. 하지만 장례가 치러지는 3일 동안 매일 조문하고, 장지까지 함께했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에는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분들인데 어느덧 ‘기자-취재원’, 그 이상이 되어 있더라고요. 유가족분들이 아들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제게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씀해 주셨고, 그 내용은 고스란히 기사화됐습니다.

 

8. 기자로서 꼭 지키고자 하는 자신만의 신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초심 잃지 말자'입니다. 시간에 쫓기다가 원칙을 놓치지 않도록, 기사 때문에 누군가의 신뢰를 깨지 않도록 항상 초심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급하더라도 팩트체크에 소홀하지 않고, 제 기사가 향하는 방향이 어디인지 알고 신중히 씁니다. 팩트체크라는 기본에 충실하는 것도, 취재원과의 신뢰를 깨지 않는 것도 모두 초심을 잃지 않는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9. 기자라는 직업을 계속 영위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보람'입니다. 기자라는 이유로 저를 경계하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반대로 기자라는 이유로 제게 이유 없이 곁을 내어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기자라는 이유만으로 한 번도 본 적 없는 타인의 삶에 깊숙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책임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기사 써 줘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는 취재원, 기사 보고 응원해 주시는 시청자들이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보람 덕분에 힘들어도 더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10. 기자의 꿈을 이룬 후에, 기자라는 직업의 현실과 이상의 차이를 느낀 적이 있다면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기자가 어떤 직업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멋진 직업이라고만 생각하신다면 단언컨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늘 시간에 쫓기는 직업이거든요. 방송에 나오는 2분짜리 리포트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그 외의 시간은 화면 밖에서 취재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정장을 입고도 길바닥에 앉아서 기사를 쓰고, 긴 머리를 질끈 묶고 운동화가 해질 만큼 현장을 돌아다녀야 하니까요. 건강과 체력이 중요한, 험한 직업이라는 것도 미리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1. 앞으로 기자로서 혹은 넓은 의미로는 언론인으로서 이루고 싶은 일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주는 언론인이 되고 싶습니다. 기사 한 줄로도 세상을 바꾸는,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기자가 되는 게 꿈입니다.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 기사 한 줄로도 세상을 바꾸는 사람, 그게 기자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제가 갈 길은 멉니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바른 언론인이 되고 싶습니다.

 

12. 언론인을 꿈꾸고, 준비하고 있을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언론인이 되기 쉽지 않지만, 어렵게 되고서도 순탄치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한 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일은 꼭 하고 죽어야 하지 않겠어요? 제 경우에는 오래 걸리더라도 기자가 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무식해 보일 수도 있지만, 플랜 B도 없이 시작했고요.

돈은 없지만, 열정은 넘치고 인생은 길다고 생각하는 저 역시 여러분과 같은 ‘숙대생 1’이었습니다. 해보고 안 맞으면 그때 그만둬도 늦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하고 싶다면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곁에서 응원하겠습니다! 현장에서 만나요!

 

취재 : 숙명통신원 20기 김다정(미디어학부20), 김세희(역사문화학과21), 김연서(경제학부20)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