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주목하는 뉴스를 보도하는 미국 CBS News 기자 권세은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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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49471/artclView.do?layout=unknown

우리는 각국이 서로 교류하며 의존하는 하나의 지구 공동체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이 가능하기까지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한 뉴스 매체의 발달이 큰 몫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 CBS News에서 외신 기자로 근무하고 있는 권세은 동문(미디어학부06)은 한반도의 전반적인 이슈들을 파악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세계와 한국을 연결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학부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통해 도전하고 부딪히며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권 동문의 이야기를 숙명통신원이 들어보았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국에서 1927년에 개국해, 현재 저녁 뉴스만 평균 600만 명의 시청을 자랑하는 미국 3대 방송사인 CBS News에서 근무하고 있는 권세은이라고 합니다. CBS News 내에서도 북한 관련 뉴스, 한류 및 삼성,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의 이슈와 같은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들을 미국에 알리는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2. 언론 분야에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저는 5살 때 주재원이셨던 아버지를 따라 파키스탄으로 갔는데요. 그곳에서 현지 유치원과 미국인 학교를 다녔어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영어 혹은 현지 언어인 우르두어로 진행되는 TV 뉴스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어요. 그중에서도 이라크 전쟁에 대한 뉴스가 기억에 남아요. 파키스탄 현지에서는 사람들의 죽음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내비치는 뉴스들이 보도된 반면, CNN에서는 무기들이 폭발하는 장면을 중심으로 마치 게임처럼 보도가 되더라고요. 동일한 사건도 국가 간, 문화 간 보도하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 관심이 갔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제가 대학생이 되어 중국으로 교환학생을 간 지 4개월 만에 AP통신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언론이라는 분야에 좀 더 많은 재미를 느끼고 언론 분야에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3. CBS News에서 근무하기까지 동문님의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저는 우리대학의 통역봉사단에서 활동했는데요. 교내외의 국제 행사를 진행하면서 중국의 미디어 재벌도 수행 통역하게 되고, 유엔 평화상 수상자도 만나 통역을 담당하는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첫 아르바이트를 KBS ‘추적 60분’ 팀과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취재하는 일이 굉장히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외국인을 어떻게 설득하면 되는지 제가 더 잘 알기도 하고, 작가님보다 내가 더 취재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욕심도 생겼던 것 같아요.

또, 교환학생으로 간 중국의 북경에 있는 교통방송에서 진행을 한 경험도 특별했습니다. 당시 한국의 MP3, MP4와 같은 기계, 해외 관광지 등을 중국인 아나운서보다 더 알차게 방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앞서 언급했던 AP통신에서의 인턴십 이후에는 AP 북경지사 그리고 서울지사에서 인턴 및 프리랜서로 생활도 할 수 있었어요. 이후에 머독 재단에 속한 영국의 Sky News 방송국에서 아시아 PD로 7년간 아시아 전역의 뉴스 방송 취재를 하다가 지금은 CBS News에서 한반도 이슈를 담당하는 외신 기자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4. 외신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외신이라고 한다면 한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만약 전 세계에 130개국이 있다면 한국을 제외한 129개국이 다 외신인 거죠. 더 나아가, 국가마다 취재 문화도 굉장히 다양해요. 외신에서 근무하게 된다면 일할 수 있는 곳도 정말 다양한데 그만큼 자신의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도전 정신과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이 없을 법한 이슈에도 외국 사람들은 흥미를 느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유연한 사고 능력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유연한 사고 능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평소에 마주할 수 있는 다양한 스토리들을 조금씩 기억해두는 것이 많은 도움이 돼요. 예를 들어, 제가 최근에 택배 노동자의 죽음과 관련해서 취재할 일이 있었는데 택배 업체 사람들을 촬영하기가 어려워 난항을 겪은 적이 있었어요. 그 과정에서 이전에 동대문을 방문하였을 때 알게 된 ’지게꾼‘들의 이야기를 스케치하기도 하고, 시니어 택배 등 우리나라의 독특한 택배 플랫폼에 관한 내용을 다루었어요. 외국에서는 ’한국 사람 한 명이 죽었다‘라는 사실보다는 ’노동의 어려움’이라는 이슈에 집중하였을 때 사람들이 더욱 공감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택배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을 때 더욱 관심을 가질 수 있기에 평소에 여러 장소를 방문하며 기억해두었던 스토리들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 외신에서 근무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지 혹은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는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외신의 장점이자 단점은 어떤 한 분야에 대한 해외 상황을 심도 있게 설명하지 않아요. 미국에서는 특정 이슈에 대하여 전문가를 인터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한국과 같이 출입처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외신에서 근무하게 되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얇게 커버하는 특징이 제게는 적은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외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저 혼자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혼자 책임을 지고 고민하는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어요.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사람들이 제게 많은 믿음을 준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더욱이, CBS News가 미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방송사이기 때문에 제가 작성한 기사를 수백만 명이나 되는 많은 분들이 읽어 주실 때면 정말 뿌듯해요. 심지어 제 기사가 논문에 인용되는 경우도 있었어요. (웃음)

 

6. 동문님이 생각하는 외국 보도 환경의 좋은 점 혹은 아쉬운 점 등 특징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외신 보도의 환경은 매우 다양하고, 이는 우리가 도전하는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해요. 세계 다양한 곳에서 시도해볼 수 있고 그중 자신과 잘 맞는 곳을 찾아볼 기회도 많습니다. 다양한 만큼 잡지사, 온라인 미디어 등에서도 일할 수 있어 진입장벽이 낮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또한, ‘언론인 상’ 후보에 오르는 기회를 가졌을 경우 혹은 수상하는 좋은 기회가 생긴 경우, 더 넓은 세상이 인정하기에 뿌듯함과 보람은 더 크죠. 저희 회사에서도 매년 세계적으로 저명한 퓰리처상(Pulitzer Prize), 에미상(Emmy Awards), 영국 아카데미 시상(BAFTA) 등에 지원합니다. 한 나라에 국한되는 이슈가 아니라 국제적으로 관심 받을 수 있는 이슈를 영어로 보도하기에 가능한 일이죠. 참가하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로도 정말 좋은 경험이고 이를 통해 더 큰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7. 종이신문과 TV를 통한 뉴스 소비가 감소하는 뉴미디어 시대의 언론 환경 속에서 뉴스 소비 행태와 관련한 미국의 언론 환경은 어떠한지, 이에 따라 미국의 언론사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미국에서 언론의 신용도는 많이 떨어진 것 같아요. 뉴스 보도를 바탕으로 개인이 악의적으로 편집하거나 다른 내용을 붙여 온라인에 올리는 콘텐츠도 많아졌어요. 또한, 특정 정치적 성향이나 지역으로 편향된 기사도 있어 전체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생각도 많이들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뉴미디어 시대의 언론 환경 속에서 ‘플랫폼의 다양화’와 같은 공략을 통해 젊은 세대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뉴욕타임스의 팟캐스트인 ‘The Daily’의 콘텐츠가 인기가 많습니다. 한 주제로 약 20~30분간 여러 기자들의 취재, 사건 당사자의 스토리를 그들의 목소리로 풀어감으로써 절박함이 더 절절하게 와닿기도 하죠. 기사로 보면 남의 일이라 단조로운 사건들도 당사자의 목소리로 들으면 호소력 있게 전달되어 훨씬 흥미롭게 들려요. 이것이 바로 팟캐스트의 장점이에요.

또한, 사람들이 긴 기사는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어서 일부 언론사는 기사를 읽어 주는 기능을 포함하기도 해요. CBS News는 앱,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팟캐스트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설득력 있는 기사들을 간략하고, 핵심적으로 간추려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같은 내용이라도 미디어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소비 욕구를 채울 수 있습니다.

한 매체 내에서도 플랫폼의 특성에 따라 좀 더 강조되는 기사가 다릅니다. 스냅챗, 틱톡 등에 콘텐츠를 올리는 매체도 있습니다. 여러 플랫폼을 통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하게 다가가며, 노력과 신용을 쌓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8. ‘숙명’은 동문님께 어떤 의미인지 궁금합니다.

 

숙명에서 저는 평생 만날 좋은 친구들을 얻었어요. 미디어학부뿐만 아니라 법학과 출신 등 같은 언론인이 된 친구들로부터 지금까지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죠. 같은 언론 분야이다 보니 아이디어나 정보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무엇보다 사회생활을 하며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는데 함께 이러한 고민들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사회인으로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에 큰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것 같아요. 특히나 대학 친구들은 대학 생활 중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함께 노력한 사이기에 여기서 발생한 유대감이 지속되는 것 같아요. 저는 대학 생활 동안 학부 교수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어요. 대학 생활부터 기자 생활까지 교수님께서 큰 힘이 되는 여러 조언을 해주셨어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도 많은 도움이 되어주셨죠. 숙명에서 맺은 정말 감사하고 소중한 인연이에요.

 

9. 외신 혹은 넓게는 언론 분야에 관심 있는 학우들을 위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도전은 언제든 해보세요!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적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나 직업이 있다면 먼저 인턴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많은 경험을 통해 내가 이 분야 혹은 직종과 맞는지 생각해볼 수 있어요. 저는 대학교 2학년 때 인턴을 했던 유엔거버넌스센터(UNPOG)부터 시작하여 라디오 방송, TV 방송, 통신사, 홍보 회사, 광고 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 경험해보았어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제 적성이 방송사와 가장 잘 맞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지금의 제가 있게 되었죠.

결론은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잘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에요. 장기적으로, 현실적으로, 또 체력적으로도 자신에게 맞는 건지 잘 생각해봐야 해요. 그래서 대학생 때 최대한 언론의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보며 정말 이 분야와 맞는 건지 끊임없이 생각해볼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 숙명통신원 19기 김현경(영어영문학부19), 20기 김다정(미디어학부20)

정리 :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