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이 있었기에 당당할 수 있었죠” 쇼핑호스트 이소민 동문 인터뷰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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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1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11254/artclView.do?layout=unknown

코로나 여파로 인해 밖에 나가 자유로운 쇼핑이 힘들어지는 요즘, TV홈쇼핑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홈쇼핑에서 자동차와 명품까지 판매할 정도로 홈쇼핑이 일상 속에 깊이 자리잡으면서, 찰나의 순간에 상품을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쇼핑호스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우리대학 무용과를 졸업하고 올해 5년차 쇼핑호스트가 된 이소민 동문은 돋보이는 전달력과 순발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쇼핑호스트 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 등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는 그녀를 숙명통신원이 만나보았다.

 


 

1. 자기소개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06학번 무용과 이소민입니다. 현재 신세계쇼핑 쇼핑호스트 5년차이구요. 어디서든 자기소개가 제일 어렵네요.

 

2. 무용과를 졸업하고 쇼핑호스트라는 직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사실 졸업 후에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제 나이는 30대가 되어갔죠. 조금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고 싶은 마음이 드는 시기에 TV 홈쇼핑의 쇼핑호스트가 눈에 들어왔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한 번에 합격은 안되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저는 더 오기가 생겨서 계속 문제점을 찾고 도전을 했죠. 무용을 하면서 늘 안 되는 걸 연습하던 끈기가 이럴 때 나오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합격을 했죠.

 

3. 쇼핑호스트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2주마다 스케쥴이 정해져요. 그래서 늘 일정한 삶을 살고 있지 않아요. 하루의 일과가 집에서 잠만 자는 경우도 있고, 정말 한 주에 하루도 쉴 수 없이 미팅하고, 촬영을 하고, 계속 제품에 대한 연구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바쁘게 일해야 할 때가 많아요. 한번은 방송이 저녁 12시 가까이 돼서 마친 적이 있었는데 제가 다음날 8시 방송이라 6시 반까지 회사를 와야 하는 거예요. 집에 가고 씻고 하면 전 4시간 뒤에 다시 회사를 와야 하는 거죠. 그때 그냥 근처 사우나에서 자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4. 2010 미스 전북 선 출신이신데요, 미스코리아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이야기가 나오니까 학교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겠어요.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제가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이셨던 정재만 교수님께서 미인대회를 적극적으로 권장하셨어요. 교수님께서 한국무용을 전공한다고 해서 이 안에 갇혀있지 말고 대중들에게도 알려지고 사랑받는 무용수가 되어라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래야 대중들도 한국무용을 사랑할 수 있는 기회와 폭이 넓어진다고요. 그래서인지 우리대학 무용과 출신 미스코리아 선배님들이 많아요. 장윤정 선배님은 얼마 전 저희 회사에서 게스트로 저와 만나 같이 옷을 판매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때 모교 이야기도 하며 교수님 이야기도 하고, 어디서든 이렇게 동문을 만나는 일이 있는 거죠. 갑자기 미스코리아 이야기에서 장윤정 선배 뵌 이야기로 넘어갔네요.(웃음) 그래서 저도 선배님들을 보고 그냥 나가보았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미를 알리겠다는 그런 큰 포부는 아니었어요.

 


 

5. 패션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고 계신데 인플루언서로서 뿌듯함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사실 인플루언서 활동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주위 친구들은 많았지만 저는 쇼핑호스트일에 더 포커스를 맞추어 살았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그 경계가 흐려졌어요. 제가 입은 옷, 사진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시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에게 알려드릴 때 기쁨을 느껴요. 근데 인플루언서라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그냥 혼자 사진 찍고, 마음 가는 데로 SNS를 했던 사람인데 그것과는 정말 차원이 다르거든요. 포스팅 하나하나를 할 때마다 많은 고민을 하고, 수많은 사진을 찍고, 선택하고 공유를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그만큼 또 반응을 해주시면 뿌듯하기도 하고요. 인플루언서의 삶이란 참 힘든 거라는 걸 느끼고 있는 요즘이랍니다.

 

6. 현재까지 여러 가지 활동(미스코리아 출전, 패션 인플루언서, 너목보 출연 등)을 해오셨는데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도전할 수 있게 해주는 삶의 모토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는 숙명여대에 정말 입학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재수를 했죠. 그때 느낀 건 제가 정말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했다는 거예요. 물론 인생에서 노력한다고 다 얻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저에겐 20대 초반 처음으로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것이 숙명여대 입학이었어요. 그 이후로는 항상 하고 싶은 건 도전하고, 후회하지 않으려고 해볼 수 있을 때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살고 있어요.

대학에 입학해서 난 뭘 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항상 열린 마음으로 도전의식을 길러주시던 교수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모든 일을 시도해볼 수 있었어요. 무용을 전공하면서 미인대회를 출전하고, 연기를 하고, 어학연수를 떠나고, 대학교 안에서 다른 재능을 발견했어요. 학교에서 배운 끈기, 표현력, 자기관리 이런 게 다 지금 하는 일과 상생하기도 하고요. 제가 대학 생활에서 주저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 결정했으면 추진해버리는 추진력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것 같아요. 지나고 나면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으니까요.

 

7. 동문님에게 숙명이란?

 

숙명이 있었기에 당당할 수 있었습니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때도 숙명여자대학교 이름을 걸고 출전하였고, 지금도 입사지원서를 쓰면 학력에 숙명여자대학교는 빠질 수 없는 저의 항목입니다. 단지 학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배운 도전할 수 있는 용기, 마음껏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열정, 외부 일로 학점에 신경을 못 쓸 때에도 학교 울타리 안에서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돌봄, 그 시간이 있었기에 한 단계 성장해서 이 사회에 나와서 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정말 치열한 곳이거든요.

숙명의 힘, 정말 강한 힘입니다. 믿어보세요.

 

8.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 마디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학교 후배들, 선배들을 현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그만큼 현직에서 자리 잡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제 동기은 승무원부터 사업가 등등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는 친구들도 많아요. 대학 4년의 시간은 전공을 깊이 알아가는 시간도 되지만 교양이나 다양한 수업으로 여러 방면의 꿈을 찾아가는 기회도 돼요. 저도 한 교양수업에서 언어를 배워두라는 말에 무작정 어학연수를 떠났어요.(웃음) 승마 교양수업을 하면서 취미를 삼기도 했고요. 그리고 제가 방송 촬영 차 올 초에 여러 대학을 찾아다녔는데 학생들을 만나보면 취업 고민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더라고요. 다 해보세요! 그리고 나의 자리는 어디인가에 분명히 있답니다. 막연한 이야기 같아 보이지만 이미 숙명인이라면, 포기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어요. 포기하지 말고 남들 하는 건 다 해보세요. 다시는 안 올 시간입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9기 장다희(법학부20)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