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연구실 안 기술을 세상 밖으로
INTERVIEW
4918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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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연구실 안 기술을 세상 밖으로



우리대학의 기술이전 실적이 날로 크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교수 1인당 기술이전 수입액은 지난해 706만 원이었다. 전년(248만 원) 대비 약 세 배로 늘어난 수치다. 특히 화공생명공학부 최경민 교수는 지난 2019년 한 해만 3, 36000만 원의 기술이전 계약 실적을 달성했다. 산학협력단 부단장으로서,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로서 눈부신 성과를 기록해 낸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얼마 전 화장품 개발업체 아스티스와 금속유기 구조체를 이용한 기능성 물질 흡방출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셨습니다. 해당 기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화장품이 비타민C 성분을 함유한 경우 피부에 상당히 유익합니다. 그런데 비타민C가 들어간 화장품은 유통기한이 짧죠. 그대로 놔두면 화장품이 갈변하고, 쓰기가 찝찝해져요. 그러면 어떡해야 변성을 늦출 수 있을까요? 바로 비타민C를 위한 을 지어주는 것입니다. 비타민C가 그 집 안에 저장이 되어있다가 밖으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변성을 막아주게 되죠. 한 두 달이던 비타민C 유지 기간을 1년까지 늘려줄 수 있습니다. , 화장품을 바르면 피부 위로 올라오거든요. 아침에 바르고 성분이 올라오면 비타민C가 작용하고 없어져 버립니다. 그런데 비타민C가 조금씩 올라와 효과가 종일 있게끔 다공성 물질을 만들어 비타민C를 집어넣고 서서히 방출되게 하는 것입니다.

 

Q. 해당 기업과 2018년부터 공동 연구를 진행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연구 단계부터 기술이전계약 체결까지의 과정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산학협력단에서 소개해주셔서 업체 측과 접촉하게 되었습니다. 업체 측에서는 화장품이 함유한 비타민을 보호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바이오나 비타민에 대해서는 잘 알지는 못했는데,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분자를 위한 집이 있으니 비타민 보호가 가능하다고 봤죠. 2018년에 만난 뒤 연구를 1년 정도 진행했습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바대로 기술을 만들어 특허를 내고, 특허를 바로 이전하는 형식으로 기술이전을 했습니다. 그후 기술이전이 끝난 게 아니라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난 학기에는 화공생명공학부와 산업디자인학과 학생들이 함께 화장품 시제품을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죠. 산업디자인과에서는 케이스 등 디자인 콘셉트를 정하고, 화공과 학생들은 화장품의 제형을 만들었어요. 결과물 중 가장 뛰어난 제품은 업체에서 정식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Q. 그러면 당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각 과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학생들과 함께 실제 제품을 만들고 출시까지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회가 많지는 않잖아요. 우선은 재미있겠다싶었고, 두 번째는 의미 있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이 중간에 끼어있는 데다 출시를 해야 하니 목표는 확실했습니다. 흐지부지되면 안 되는 거죠. 하지만 학생들은 이 프로젝트에만 올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요. 그런데도 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냈습니다. 다만 너무 힘들었다’ ‘수업 10개에 참여하는 것과 비슷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덧붙이자면 실제 사업화를 이루려니 중간 단계에서 해결해야 할 실질적인 문제가 많습니다.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죠.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과제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수업이 많이 진행되어 봐야 안정화 될 것이라고 봅니다.

 

Q. 우리대학의 교수 1인당 기술이전 수입액 순위가 올해엔 지난해 대비 23계단 상승해 8위에 올랐는데요. 이처럼 기술이전 수입액을 향상한 저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산학협력단에서 주도해 전략을 세우다 보니 기술이전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부분이 큽니다. 교수들이 주도하는 부분도 있지만, 산업협력단 기술사업화팀이 전략을 마련해주는 식으로 이끌어나가니 더욱 큰 기술이전으로 발전시키기도 합니다. 교수들이 지인이나 아는 기업을 통해 조금씩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거래사와 팀이 전략적으로 이끌어나가는 방식이라서 기술이전이 효율적으로 이뤄집니다. 푼돈으로 많이 파는 것보다 크게 의미 있는 기술을 판매하는 것이 단가 면에서도, 기술적인 의미에서도 좋으니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것입니다.

 


 

Q. 대학 재정 안정화와 기술 자립 이슈 등 다양한 대내외적 요소로 인해 산학협력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고 있습니다. 실험실 내 연구 성과를 산업계로 확산시키는 데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교수님들의 열린 마음입니다. 교수들의 연구 분야는 굉장히 앞서 있거든요. 그렇게 해야 논문도 잘 내고 성과가 나와서 자리를 잡게 되니까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고집하면,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기 힘들어요. 산업계에서는 10년 앞선 기술보다는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회사가 지금 어떤 것을 필요로 하는지를 유연하게 생각하다 보면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보입니다.

 

Q. 최근에는 기업들이 사실상 연구를 통해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데, 대학 기관에서의 연구가 기업과 견주어 어떤 점이 더 나을 수 있을까요?

A. 기업이 아닌 대학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인력입니다. 대기업은 스스로 필요한 연구를 해나갈 수 있는데,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직접 연구할 인력이 부족합니다. 대학의 인력을 잘 활용해 기업과 매칭해 줄 수 있으면 대학의 기술이 기업으로 넘어갈 수 있죠. 인력을 잘 활용하면 중소기업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례가 될 듯합니다.

 


 

Q. 올해 정부 차원에서도 대학의 산학협력 사업에 다양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전문화된 인력 육성을 위한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술이전을 하려면 특허를 내고, 기술 조사를 하고, 마케팅도 해야 하고, 실제로 거래도 해야 합니다. 홍보도 하고 기업의 수요 파악도 해야 하지요. 그래서 산학협력단이 전문화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산학협력단의 기술사업화 팀에 전문 인력이 많이 들어오고, 기술 거래를 할 수 있는 인력들이 많이 들어오고 육성이 돼야 대학이 가진 기술을 많이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기술이전을 위한 전 과정을 경험할 수 있게끔 해주는 인력 육성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Q. 산학협력단 산학부단장으로서, 또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로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려주세요.

A. 부단장으로서는, ‘저 사람도 (기술이전을) 하는데 나는 왜 못해?’라는 생각을 다른 교수님들이 하실 수 있게끔 돕고 싶어요. 부단장은 올해로 5년 차인데, 저는 기획사업을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기술이전도 하고 산업 활동도 많이 펼치고 산학협력단의 도움도 많이 받았습니다. 기술이전이라는 게 특별하거나 굉장한 사람만 하는 건 아니고, ‘누구든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면 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실제로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제도나 시스템을 정비하는 게 부단장으로서 하고 싶은 일입니다. 교수들에게 기술이전은 상당히 먼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논문에는 자신이 있는데, 기술이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흔한 사례가 아니라 범접하기 힘든 영역이긴 하거든요.

연구자로서는, 논문과 산학을 같이 끌고 가고 싶습니다. 제가 진행한 연구를 토대로 제작된 상품이 기업에서 출시되는 것 같은 실용화 사례를 늘려가고 싶고요. 하지만 논문도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연구실 학생들도 논문과 산학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를 같이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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