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시청자들에게 전달할 때 가장 보람 있죠” 아나운서 박가영 동문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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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3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82/103327/artclView.do?layout=unknown

우리대학 출신 인재들을 말할 때 언론계 동문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TV 앵커로서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박가영 아나운서도 역시 우리대학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언론인이다. 재학시절 학교 홍보모델을 비롯해 다양한 교내 활동을 하며 언론인으로서의 꿈을 키웠다는 박 동문을 숙명통신원이 만나봤다.

 


 

1.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현 미디어학부) 06학번 박가영입니다. 현재는 연합뉴스 TV 앵커로 일하고 있습니다.

 

2. 아나운서라는 꿈을 갖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사실 남들처럼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고교 입시 때 막연히 대학을 생각하면서 , 나는 언론정보학을 공부해보고 싶다’, ‘아나운서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TV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를 보면 되게 멋있어 보이잖아요.(웃음) 그래서 대학에서도 방송기자 아니면 아나운서로 진로를 생각하면서 관련 경험을 많이 쌓으려고 노력했어요. 구체적으로 진로 관련해서 아나운서 선배들도 만나보고, 어떤 일을 하는지도 배우다 보니 이 직업이 정말 재미있고 매력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 동문님이 언론인이 되기 위해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에 두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최대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대외활동으로 유니세프나 엠네스티 같은 국제구호단체에서 국제, 사회 이슈와 관련된 활동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그 분야에 관심도 있었고요. 약간 틀에 박힌 말일 수도 있겠지만 언론인은 기본적으로 사회에 대한 관심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에게는 그 때의 경험들이 현재의 일을 하는데 기본적인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아나운서를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여타 지망생들과 비슷하게 아카데미도 다니고, 스터디도 대여섯 개씩 했어요. 사실 우리대학 선배들을 보면 대부분 한 번에 붙은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어떻게 보면 희망을 줄 수 있는 말이기도 하죠.(웃음) 시험도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하면 된다라는 의지로 계속 도전한 칠전팔기 케이스예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로 인해 좋은 점도 많았던 것 같아요. 시험에 단번에 붙어 아나운서가 된 친구들은 실전 경험이 없기 때문에 조금 미숙한 상태에서 방송을 통해 실전 감각을 쌓아갔다면, 저는 다양한 경험을 미리 해보면서 훈련이 되어 있었거든요.

 


<SBS모닝와이드 방송 캡쳐>

 

4. 그동안 많은 방송국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으셨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서를 여기저기 많이 쓴 거죠.(웃음) 돌이켜보면 그렇게 다급할 필요가 없었는데 계속 초조해하고 자신감도 잃었던 것 같아요. 결국에는 , 이거 마지막으로 쓰고 또 떨어지면 내 길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했을 때 붙더라고요.(웃음) 그렇게 처음 붙어서 일하게 된 곳이 이데일리 TV채널이었어요. 그 후 대전 MBC에 입사해 첫 앵커를 하고, 현재의 연합뉴스 TV 앵커로 오게 된 거예요. 더욱이 프리랜서다 보니까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SBS에서 모닝와이드 뉴스 캐스터로도 일하고 있어요.

 

한 가지 꼭 말해주고 싶은 게 있는데, 사실 이데일리 TV를 지원할 때 경력자만 쓰라고 되어있었어요. 근데 저는 그냥 몰아붙였거든요. 결국 어디든 개인이 노력하기에 따라 다른 것 같아요. 나 스스로에 어떠한 제약을 두면 안돼요. 제가 그랬던 게 많이 후회가 돼요. 저는 졸업하고 내가 완벽하게 준비됐을 때 시험을 보고 싶어라는 생각을 했었고, 또 그런 친구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근데 그러지 말고 시험을 최대한 많이 보면서 도전해 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다시 강조하지만 정말 어디서 어떻게 기회가 생길지 모르는 일이어서, 개인적으로 제약을 두기 보다는 최대한 많이 도전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5. 아나운서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 궁금합니다.

 

가장 힘들 때와 가장 보람 있을 때가 같아요.(웃음) 지금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남북정상회담 당시 현장 생중계를 연달아 하면서 결과가 나올 때마다 현장 브리핑을 한 거예요. 그런 일은 과정 자체도 예측이 불가해 정말 힘들고 부담되죠. 하지만 동시에 데스크(부서장)에서 잘했다고 해주시거나 주변에서 방송 잘 봤다는 얘기가 들리면 굉장히 감사하고 보람을 느끼죠. 당시에 제가 운 좋게도 판문점에서 남북정상이 만나 함께 선을 넘는 순간을 생중계로 전했어요. 그런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재미도 있고요.

 

6. 숙명에서 보낸 학창 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저는 정말 학교로부터 받은 게 많아서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학교 홍보모델 활동을 하면서 선배들도 많이 만나보고, 홍보팀이랑 다양한 영상을 찍어본 것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홍보모델을 함께하면서 김설혜 아나운서 같은 좋은 동료도 만날 수 있었고요. 숙명통신원 활동도 정말 도움이 되었어요. 학교 메인 홈페이지에 내가 쓴 기사가 걸린다는 것이 굉장히 뜻깊었고, 전교생에게 매주 메일을 보내는 활동도 재미있었어요. 당시에 제가 학교 경비원분들을 인터뷰 했었는데 그게 홈페이지 메인 기사로 올라갔고 반응도 생각보다 좋아서 되게 재미있었어요. 그 때 썼던 기사들이 지금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숙명통신원의 가장 큰 장점은 활동에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연합뉴스TV 방송 캡쳐>

 

7. 동문님께서 삶에 있어서나, 언론인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거나,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제 직업상 다른 앵커들을 모니터링하거나 제 모습을 모니터링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중립이에요. 물론 프레이밍을 안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다양한 시각을 고려하고 중간자로서 전달을 잘 하는 것이 언론인으로서의 목표예요. 타 방송을 봤을 때 진행자가 너무 한 쪽으로 쏠리면 보기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 최대한 중도를 지키면서 패널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이 돼야지가 소박하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또 자칫 기계적인 중립으로 흐르면 재미없어질 수도 있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 적당히 짚을 건 짚으면서도 중립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8. 아나운서를 꿈꾸실 때 그렸던 이미지와 실제 직업에 차이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리대학은 아나운서를 접할 기회가 많잖아요. 교수님들께서 언론계 선배들을 학교로 많이 불러 주시니까 그 분들을 통해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그렇게 차이가 있진 않아요. 그런데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실질적으로 알게 된 건 있어요. 제가 장점이라고 꼽고 싶은 건 상대적으로 자유시간이 많다는 거예요. 본인이 하는 방송만 충실하게 잘 하면 그 나머지 시간은 자기계발에 쓰기 좋아요. 이게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는 몰랐던 장점이 아닌가 싶어요.(웃음) 그리고 현재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 물론 처음에는 아쉽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좋은 것 같아요. 시간 운용하기에도 좋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결과도 따라오니까요.

 

요즘처럼 정년보장이 잘 안되고 제2, 혹은 3의 직업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시대에,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다른 직업으로 전향할 때 밑거름으로도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더욱이 프리랜서라면 나중에 어떤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제약 없이 응할 수 있으니까 미래를 넓게 보기에도 좋더라고요. 내가 개발하는 만큼 보상을 받을 수 있어서 저는 정말 만족하고 있어요.

 

9. 언론계 쪽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숙명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사실 너무 장밋빛 이야기만은 안하고 싶은 게 냉정하게 말해서 공중파 아나운서 같은 경우에는 2~3천 명씩 모이는데 1분도 안 보고 100명을 1차에서 남겨요. 그 말은 어찌 됐든 오디오나 비디오에서 1분 내에 100명 안에 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이런 냉정한 면을 일단 생각해봤으면 해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게 첫 번째입니다. 재학생 때부터 시작해서 최소 1~2년을 투자해야 하는 거기 때문에 기회비용을 따지면서 냉정하게 내가 경쟁력이 있는지를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근데 이걸 또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수 없는 게 저도 정말 많이 나아진 거거든요.(웃음)

 

그 다음으로 내가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다음부터는 전적으로 나를 믿어야 해요. 물론 한 번에 붙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시험을 보다 보면 흔들릴 때가 많아요. 그럴 때는 내가 나를 좀 더 믿어주는 수밖에 없어요. 어차피 언론사 시험은 내가 100점을 맞아서 합격하는 게 아니라 그날 심사위원의 마음에 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그날의 느낌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오늘은 단지 운이 없었던 것 뿐이야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믿고 계속 밀고 나가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우리 숙명인들이 지금도 언론계에 많지만 더 진출하면 좋겠어요. 다 같이 성공해서 동문 모임 같은 걸로 모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웃음)

 


 

10. 마지막으로 동문님의 향후 목표가 궁금합니다.

 

일단 저는 지금 뉴스앵커로 일하는 게 힘들고 어려울 때도 많지만 정말 재밌거든요. 그래서 이 일을 가능한 오래하고 싶어요. 아나운서가 언론인인가 하는 논란이 꽤 오래됐잖아요. 그런데 저는 거기서 제일 비켜나 있는 것이 뉴스 앵커라고 생각해요. 특히나 보도 전문 채널에서는 제 역량도 많이 발휘가 되고요. 그래서 일단 당면한 목표는 제 방송을 보시는 분들이 , 저 앵커 잘한다. 속보 상황이 터져도 잘 전달해주네’, 혹은 제가 질문을 하면 아 저 앵커가 내가 궁금한 질문을 해주네이런 얘기를 듣고 싶어요.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임서연(미디어학부17), 18기 유혜지(영어영문학부18)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