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인들이 주인공인 여성중심 서사극 올리고 싶어요” 중앙 뮤지컬동아리 ‘설렘’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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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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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 학생회관에는 방학 중에도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연습실이 있다. 이곳에 가면 노래, , 연기, 연출, 기획 등 뮤지컬의 모든 분야를 다루며 하루종일 연습에 열중하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우리대학 중앙 뮤지컬 동아리 설렘단원들이다. 오는 9월 예정된 정기공연을 위해 방학도 반납하고 무대를 준비 중인 설렘의 회장 하늘(경영학부18) 학생과 부회장 박서연(미디어학부18) 학생을 숙명통신원이 만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1. 설렘 동아리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하늘(이하 하): 설렘은 2005년에 설립된 중앙 뮤지컬동아리이며, 지금까지 총 23회의 정기공연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924번째 정기공연을 올릴 예정입니다. 동아리 내에는 배우팀, 음악팀, 안무팀, 창작팀, 디자인팀, 기획홍보팀 등 6개의 팀이 있고 현재 32명의 부원들이 활동 중입니다.

 

2.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춤, 노래, 연기 모두 다루기에 전문적면서도 어려운 분야라고 평가받는데요,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 아무래도 아마추어 부원들이 춤, 노래, 연기를 모두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전문적인 동아리보다 연습량이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워낙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보니, 당장은 힘들어도 우리가 좋아하는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그걸로 버티는 것 같아요.

 

3. 완성도 있는 무대를 위해 주로 어떻게 연습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배우팀과 창작팀이 함께 연출을 맡고 있는데, 두 팀은 매일매일 연습에 나오고 음악팀과 안무팀도 함께 참여합니다.

 

박서연(이하 박): 기획홍보팀과 디자인팀은 연습에 직접 참여하지 않지만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합니다.

 

: 일단 연기의 경우 연출팀과 함께 발음을 잡습니다. 발음이 뮤지컬에서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발음교정을 제일 먼저 합니다. 그리고 대사에 억양과 제스처를 넣어 연기를 만듭니다. 노래는 음악팀과 같이 노래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저희가 파악한 후, 음악감독님이 원하시는 다이나믹을 넣으면 만들어집니다. 노래가 만들어지면 안무팀과 함께 안무와 동선을 짭니다. 전체적으로 합쳐서 공연을 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뮤지컬을 기획하는 건 현실적인 제약이 많아서, 기존에 올렸던 공연의 라이선스를 획득해 공연을 준비해요.

 


 

4. 연습에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데 부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하시나요?

 

: 책임감인 것 같아요. 저만 힘든 게 아니잖아요. 제가 힘든 티를 내면 다 같이 힘들어지니까 다같이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로 연습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배우팀 입장에서는 무대에 서는 것을 생각하면서 버티는 것 같아요. 관객들이 내 모습을 잘 봐주셨으면 하는 생각에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 기획홍보팀을 비롯해 연습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팀의 부원들은 홍보를 할 때 설렘에 대한 일종의 덕후의 마음,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이 공연을 같이 준비하고 있고 애정을 가지고 있다면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드니까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 뮤지컬 연습을 하다 보니 부원들을 만나면 공연했던 대사들을 치면서 놀거든요. 그러다가 개강하게 되면 조금 허전한 느낌이 있어요. 설렘 사람들은 만나면 설렘 이야기 밖에 안 합니다.(웃음)

 

5. 활동을 하면서 제일 보람찬 순간은 언제인가요? 반대로 가장 힘든 순간은 언제인가요?

 

: 저는 커튼콜 할 때 관객 분들이 박수 쳐주실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 공연 다 마치고 나서 스태프들도 무대에 올라가서 인사를 하거든요. 나도 같이 무대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받을 때 가장 보람찬 것 같아요. 그리고 공연 마치고 후기를 찾아보고 좋은 후기가 있으면 정말 보람차고 기쁩니다.

 

: 힘든 순간은...일단 동아리 전체상황을 놓고 보았을 때, 부원 모집이 잘 안되면 힘이 들어요. 인력이 중요한데 모집 홍보를 열심히 해도 지원이 많이 안 들어오면 앞으로의 공연이 걱정되기도 합니다.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동아리이다 보니까 부담을 가지시고 지원을 주저하시는 것 같아요. 또한 연습하면서 힘든 점은 체력인 것 같아요. 부족한 점이 보이면 몸이 피곤해도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하니까요. 그런 것들이 겹치면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 공연이 닥쳤을 때 힘든 것 같아요. 아무리 공연이 좋아도 티켓 배부 같은 업무에서 실수가 발생하면 관객 분들께 안 좋은 기억이 될 것 같아 부담을 가지고 있어요. 티켓 배부를 공연 당일에 하는데 한 자리에 두 명이 배정이 되는 실수가 발생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공연 후기에 이런 점이 아쉬웠다는 후기를 남겨 주시기도 했습니다.

 

6. 이번 정기공연 경성광인을 기획할 때 어떤 것으로부터 주제에 대한 영감을 받으셨나요?

 

: 이번 극도 창작뮤지컬의 라이선스를 따와서 만든 것입니다. 뮤지컬 기획사 측에 처음 연락을 할 때 저희가 숙대 동아리라는 점을 강조했어요. 사실 뮤지컬계에서는 아직도 남성중심 서사가 대부분이라 이전까지는 타 대학 남자 배우를 섭외해서 주인공으로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숙대 동아리라는 특수성을 활용해서 여성 배우들, 그러니까 숙대생 배우들을 많이 무대에 올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여성중심서사극을 찾아보던 중 경성광인뮤지컬을 발견했죠. 원작은 여자 두 명, 남자 두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저희는 모든 인물을 여성 배우들로 세우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그쪽에서도 좋다고 하셔서 이렇게 진행하게 됐습니다.

 


 

7. 공연에 대해 간단히 홍보해주세요.

 

: 경성시대라는 시대배경 속 여성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요, 결국 현대 여성들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학생들이 무대를 보며 여성이 차별을 받는 모습에 많이 공감하고, 분노하며 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이번 극에는 여성문인, 여성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담겨있어요. 이 무대를 보는 학생들이 자신의 뜻을 세상에 알리고 싶지만 의지대로 못하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절망적인 상황에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성서사인 것이 저희 극의 특색 있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8월 말부터 좌석 신청 받으니 많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8. 정기공연 외에 설렘에서 또 어떤 활동들을 하나요?

 

: 학교 축제인 청파제에서 공연을 하고, 해오름제에서 홍보 부스를 열기도 합니다. 그리고 부원들끼리 단체로 관극(연극 관람)을 하러 가기도 해요. 바로 지난 학기 종강 후에 부원들과 함께 <시데레우스> 뮤지컬을 보러 갔어요.(웃음)

 


 

9. 자신에게 설렘 활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설렘은 저를 변화시켜준 동아리라고 생각해요. 제가 옛날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는데 막상 남 앞에 서는 것은 잘 못했거든요. 그런데 여기 들어오고 나서 다같이 연습을 하니까 제 실력이 엄청 향상된 것은 아니어도 무대에 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 인간관계에 대해 더욱 생각하게 해준 동아리라고 생각합니다. 설렘 동아리가 인원이 많고 조직도 체계적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까 남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다른 팀원들과는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운이 좋게도, 설렘 내에서 좋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만날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고, 동아리 활동을 함께 오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10. 설렘이 숙명인들에게 추천하는 뮤지컬이 있나요?

 

: 뮤지컬 <시카고>가 저에게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보통 뮤지컬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무대 밑에 숨어있는데, 그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가 아예 세트 위에 있었어요. 그때 오케스트라가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보기 좋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숨어있으면 밖에 티가 안 나는데, 그렇지 않고 무대 위에 있어서 더 생생했던 것 같기도 해요.

 

: 저는 이번에 관극을 하러 갔었던 뮤지컬 <시데레우스>를 정말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뮤지컬도 시대적인 한계 때문에 자신은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정답이라고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그리고 있어요. 그 점이 저에게는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무대 안에서 조명 활용을 잘하는 것이 눈에 띄었어요. 조명을 잘 활용함으로써 극의 분위기를 잘 살린 것 같다고 생각해요.

 

11. 뮤지컬을 직접 기획하는 입장이셔서 그런지 관극을 할 때에도 공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것 같아요.

 

: (웃음)확실히 설렘을 하면서 무대의 사소한 부분들까지 많이 보이는 것 같아요. 무대 끝난 후에도 서로 조명이 너무 예쁘지 않았냐, 우리 학교에도 갖다 놓고 싶다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 저도 설렘 들어오기 전에는 뮤지컬 공연이 끝나면 단순히 그 무대가 좋았다고만 생각하곤 했는데 들어온 이후로는 배우의 연기력은 어땠는지, 심지어 관객들이 쉽게 알아채지 못할 수 있는 실수까지 눈에 다 보이더라고요.(웃음)

 


 

12. 설렘의 향후 계획과 앞으로의 목표가 어떻게 되나요?

 

: 우선 이번 9월 정기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설렘이 앞으로 여성중심서사극을 더 많이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에는 여성중심서사극이 많이 부족했는데, 이번 무대를 계기로 우리대학의 우수한 배우들이 여성중심의 무대를 펼쳤으면 합니다.

 

: 저 또한 마찬가지로 단기적인 목표는 정기공연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설렘이 앞으로도 꾸준하게 공연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 자신도 무대에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관심을 갖게 하고 싶습니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정세린(영어영문학부17), 18기 임나영(경영학부18)

정리: 커뮤니케이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