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부 강교빈 교수 연구팀, 대사체학 활용한 유용효소 발굴 기술 개발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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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4
http://haksa.sookmyung.ac.kr/bbs/sookmyungkr/67/196135/artclView.do?layout=unknown

우리대학 약학부 강교빈 교수 연구팀이 질량분석 기반 대사체 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생체촉매로 활용될 수 있는 유용효소를 발굴하는 연구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겨울구멍장이버섯(Lentinus brumalis)에서 다양한 페놀성 화합물에 자일로스(xylose)를 부착하는 효소를 발굴해 해당 방법론의 유용성을 입증했다.



(왼쪽부터) 약학부 강교빈 교수, 정은아 박사과정생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PNAS)에 2023년 7월 3일자로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약학대학 박사과정 정은아 학생이 제1저자, 강교빈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논문명: Qualitative metabolomics-based characterization of a phenolic UDP-xylosyltransferase with a broad substrate spectrum from Lentinus brumalis)

 

최근 생물공학 기술의 발달로 효소가 전통적인 화학 촉매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 중 원하는 화합물을 대상으로 유용한 반응을 일으키는 효소를 발굴하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과정으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대사체학(metabolomics)을 활용해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효소의 반응성과 기질 특이성을 단시간 내에 밝힐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대사체학은 질량분석기 등 분석 장비로 생물이 가지고 있는 화합물을 총체적으로 분석하는 연구 기법이다. 이를 실제로 규명하기 위해 목재를 분해하여 양분으로 삼는 곰팡이(진균)인 목재부후균(wood decaying fungi)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강 교수가 목재부후균을 연구 대상으로 삼은 것은 목재부후균의 효소가 다양한 구조의 화합물을 대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식물의 주요 질병은 곰팡이가 일으키기 때문에 식물은 살아있을 때 다수의 항진균 효능이 있는 화합물을 만들어 체내에 저장하는데, 이런 성분은 식물이 죽은 후에도 곧장 사라지지 않는다.

 

목재부후균이 목재를 분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독성 물질을 처리하기 위한 효소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식물 성분은 화학 구조가 다양하기 때문에 목재부후균 효소가 다양한 구조의 화합물을 대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강 교수는 “마치 우리 몸의 간에 있는 효소들이 다양한 약물과 독성 물질을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대사체 분석 워크플로(workflow·작업흐름)와 목재부후균의 식물성분에 대한 대사 능력

 

연구팀은 대사체 분석을 통해 연구에 사용된 목재부후균 22종 중 다수가 다양한 식물 유래 화합물의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중 다수의 화합물에 오탄당을 결합시킨 겨울구멍장이버섯을 선택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결국 해당 균의 전장유전체 및 전사체 분석 데이터로부터 당을 결합시키는 효소를 확인하고 이를 대장균에서 발현해 최종적으로 다양한 화합물에 오탄당인 자일로스를 결합시키는 효소를 발굴했다.

 

연구팀이 UGT66A1으로 명명한 이 효소는 식물 성분뿐 아니라 합성 약물인 ezetimibe, levothyroxine, raloxifene에도 자일로스 결합을 촉진한다. 추가적인 효소공학적 개량을 거치면 유용한 생체촉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기초의과학연구센터(MRC – 근육피지옴연구센터), 바이오데이터품질선도센터(대사체 데이터 품질선도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강교빈 교수는 “이 연구에서 발굴한 효소를 통한 자일로실화는 난용성 약물의 가용화나 기존 약물의 체내 분포 변화 등 약학적으로 활용 가능성이 있는 생체촉매 매개 반응”이라며 “대사체학 기반의 효소 연구 기법은 목재부후균뿐 아니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한 식품과 약물 성분의 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