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인권주간 <불순물: 섞이지 않는 우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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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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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16일부터 18일까지, 1회 인권주간 행사 <불순물: 섞이지 않는 우리>가 열렸다. 교내 최초로 열린 이번 인권주간은 진짜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순한 것들을 조명하고 순수의 시대에 균열을 내면서 세상과 싸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권주간 동안 <가치>, <만년설>, <무럭무럭>, <사과라서>, <숙명눈꽃나비>, <숙명앰네스티>, <FEMI-POWER PROJECT>, <파란> 등의 교내단체와 <유니브페미>, <위티>, <굿네이버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등의 외부단체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부스를 운영했다. 눈꽃나비는 경계에 놓인 재일 조선인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했다. 무럭무럭은 성 소수자 플래그를 상징하는 팔찌 등을 판매함과 더불어 성 소수자 학우들의 생각이 담긴 게시판을 전시했다. 이 외에도 홍콩 시위를 알리는 엠네스티 등 여러 인권을 생각해볼 수 있는 부스활동이 마련됐다.

 


 


 

이 기간 동안 인권주간 기획단은 <장벽을 허물자: 장애인권부스>, <카페, 슈룹>, <인권주간 기획단 부스>세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슈룹은 우산이라는 뜻을 가진 순우리말로 혐오의 비를 피하는 우산이 되어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카페 운영을 통해 발생한 모든 수익금은 나눔의 집에 기부된다. 유난히 맑았던 하늘 아래 학생들은 시원한 음료를 들고 잔디밭에 누워 여유를 만끽했다. 기획단이 함께 준비한 굿즈와 책자도 성황리에 판매됐다.

 

<장벽을 허물자: 장애인권부스>에서는 배리어프리 퀴즈, 점자 이름 쓰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지윤 학생(한국어문학부17)평소 공공기관에서 발급하는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에서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런 간단한 문서도 비장애인들에게만 맞춰져있어서 장애인의 존재를 지우는 것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20197월이 되어서야 점자 주민등록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 존재를 지우는 일반의 세상이 부당하다고 느꼈다는 소감을 전했다.

 


 


 

둘째 날 오후에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영화 카트상영회 및 GV(관객과의 만남)가 진행됐다. 50명의 학생들은 관람이 끝난 후 카트를 연출한 부지영 감독과 함께하는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 감독은 영화의 배경이 된 2007년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 해고 사태를 언급하며 영화가 세상을 바꾸지는 않지만, 영화를 만드는 사람과 영화를 보는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카트라는 영화를 보고 누군가 부당해고에 저항할 수 있고, 그런 행동들이 모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영화를 만드는 일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오혜진 문학평론가의 여성서사의 질문과 정치적 쾌락’, 최인기 빈민해방실천연대 수석부위원장의 빈민운동사,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저항했는가?’, 이현주 난민인권센터 전 활동가의 난민, 한국에 오게 된 사람들등 다양한 주제의 특강이 개최돼 활발한 토론의 장이 열렸다.

 


 


 

세상과 섞이지 못했던 존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도 준비되었다. 명신관 2층 세미나실에서는 살던 삶을 뿌리채 뽑히고 짓눌린 철거민들에 대한 전시 <개발(蓋挬)-여기 사람이 있다, 아직 사람이 있다>가 열렸다. 학생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관람에 임했다. 르네상스홀 지하 1층 청파갤러리에서는 <고담한 사진: 역사를 보는 창>이 마련되었는데,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나타난 폭력으로 얼룩진 인권을 주제로 제주 4.3 사건, 5.18 민주화 운동 등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담은 사진이 전시됐다. 사진전시는 오디오가이드와 인쇄 자료를 제공함으로써 배리어프리(Barrier Free)한 관람으로 이루어졌다.

 

인권주간기획단에서 특별 전시를 기획한 윤신오 학생(법학부18)이번 행사를 기획하며 진짜만을 가려내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여기 있음을 외치는 숙명인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수함 속에서 불순물들이 앞으로도 더욱 혼탁해지길 바란다인권주간 행사가 앞으로 정기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란다고 특별 전시 기획 소감을 밝혔다.

 

취재: 숙명통신원 17기 이해진(홍보광고학과17), 이혜진(한국어문학부17), 배주은(가족자원경영학과19)

정리: 커뮤니케이션팀